정부는 ‘저물가 일시적’이라는데…KDI “심상치 않아…한은, 통화정책 다시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8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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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은 소비와 투자 등 수요가 위축된 때문이라며 정부 설명과 배치되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부는 저물가가 농산물 공급 과잉과 무상복지 확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해왔다.

KDI는 특히 수요 부진에 따른 저물가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다시 수요 감소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진단이 다르면 대책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28일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하락은 정부 복지정책이나 특정 품목에 의해 주도됐다기보다 다수의 품목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며 나타난 현상”이라고 했다. 또 “날씨와 유가에 영향을 받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과 서비스도 물가상승률 하락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물가하락에 대해 고교 무상교육 실시와 농산물 수확량 확대 등 정책적,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KDI는 정부 설명처럼 공급 쪽에서 가격이 떨어지고 물량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수요가 줄어드는 충격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또 공급 요인에 의한 물가 하락 때는 성장률은 상승하지만 수요 위축에 따른 저물가는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 총괄은 “디플레이션이 아니라도 물가상승률이 낮으면 디플레이션과 비슷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측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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