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이 급증한 이유가 통계 조사 방식 변경 때문이라는 통계청의 설명을 두고 통계의 신뢰성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통계 조사 및 작성 방식을 수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데다 강신욱 통계청장이 임명 때부터 ‘코드 통계’ 지적을 받아온 때문이다.
통계 신뢰성 논란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조사에서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고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는 결과가 나오자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그해 8월 청와대는 황수경 당시 통계청장을 경질하고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청장으로 앉혔다. 강 청장은 통계청의 5월 가계동향조사 논란 직후 연구위원 신분으로 청와대에 소득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 방안 보고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던 전력이 있다. 강 청장의 개선안대로면 소득격차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불리한 통계를 손볼 새로운 통계청장을 선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통계청은 강 청장 취임 뒤 통계 정확성을 손본다며 가계동향조사 표본을 개편해 2016년 이전처럼 소득과 지출을 통합해 공표하기로 했다. 바뀐 조사 결과는 내년 5월에 나온다. 통계청은 또 지난달 선행종합지수 구성지표 가운데 구인구직 비율을 제외했다. 선행종합지수는 경기를 예측할 때 쓰는 지표인데, 고용 분야는 현 정부가 특히 민감해하는 부분이다.
29일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대한 통계청의 설명도 신뢰성 논란을 부채질했다. 조사 문항 한 개를 바꾼 것만으로 조사 대상자 중 최대 50만 명이 자신을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논리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장이 “시계열 비교를 하면 안 된다”고 한 대목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추가 조사를 한 부분만 덜어내면 비교가 가능한데도 원데이터 제공 없이 언론에 ‘비교 금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기 때문이다. 통계 전문가들은 특히 고용 통계의 경우 시계열 비교가 불가능하면 통계적 가치가 없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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