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百의 파격… 1층 화장품 빼고 명품존 새단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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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내달 창립 40돌 맞아 ‘프리미엄’ 추진

롯데백화점이 올해 창립 40주년(11월 15일)을 맞아 미래 먹거리를 명품, 리빙 등 ‘프리미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환골탈태 작업에 나선다. 우선 ‘백화점 1층=화장품 코너’라는 백화점업계 공식을 깨고 이 자리를 명품 매장으로 채운다.

○ 주요 점포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프리미엄 백화점으로의 전환은 서울 중구 본점부터 시작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본점은 향후 1층에 있는 화장품 뷰티 매장을 모두 다른 층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백화점 1층에서 화장품 매장을 뺀다는 건 백화점업계에선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화장품이 빠진 빈자리는 고가(高價) 명품들이 채운다. 루이비통, 구찌 등 프리미엄 브랜드 매장이 확장 또는 신규 입점한다. 1층은 주로 가죽 제품을 중심으로 일명 ‘명품존’이 꾸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점포의 얼굴이자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1층의 변신’은 백화점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요 점포의 콘셉트를 ‘대중 백화점’에서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2층, 5층의 변화를 보면 이 같은 방향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영캐주얼 코너인 2층에는 여성용 명품 브랜드 의류, 신발 매장이 입점하며, 현 남성 패션 코너인 5층에는 남성 전용 명품 의류, 신발 매장이 들어선다.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전략은 향후 서울 잠실, 인천, 부산, 광주 등 전국 주요 점포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1년 오픈 예정인 동탄점은 롯데백화점이 추구하는 고급화 전략의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동탄점 관련 사업설명회를 하면서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 관계자들을 모두 초청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직접 프랑스 파리 등 유럽 현지를 뛰어다니며 주요 브랜드 관계자들과 수차례 미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15일 서울 강남에 문을 여는 영국 프리미엄 리빙숍 ‘더 콘란숍’도 강 대표가 오래 공을 들인 끝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 소비문화 변화가 바꾼 백화점

롯데의 파격적 변신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소비양상과 관련이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년 대비 명품군 매출 증가율은 2017년 5.5%에서 지난해 18.5%까지 뛰었으며 올해(1∼9월)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인테리어 등 리빙 상품군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다른 상품군이 2, 3%대 매출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향후 먹거리를 프리미엄으로 정한 것은 이 같은 소비행태가 영향을 끼쳤다.

프리미엄 상품군의 매출을 끌어올린 건 20∼40대 젊은층이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신에게 투자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고가 제품을 사는 젊은층이 크게 늘었다”면서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 가구가 증가해 씀씀이가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저렴한 것은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사면서 비싼 명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고자 하는 구매 패턴도 백화점의 변화를 이끌었다.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소비가 익숙한 세대들은 고가 제품은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큰 데다 소비를 하면서 고객으로 대접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주요 점포의 고급화와 함께 특색 있는 지역 점포를 만드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전국 21개 점포 가운데 인구가 밀집된 주요 지역 점포는 명품 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나머지 점포는 슬림화하거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대중성을 높이는 ‘투 트랙’ 전략이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롯데백화점#창립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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