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탄 처리 업무는 근로자가 직접 낙탄을 청소하고 컨베이어 벨트에 접근해야 하는 작업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대표적인 위험작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발전소 낙탄 처리에 무인화 기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보수적인 업계 특성상 변화가 쉽지 않지만 안전을 중요시하는 시각이 커지면서 위험한 작업의 무인화를 적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발전소마다 연간 낙탄 발생량은 22만여 t에 달한다. 하루라도 낙탄 처리를 하지 않으면 엄청난 양이 쌓여 업무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고된 업무 강도와 더불어 발전소 내부 작업 환경 또한 작업자에게 너무나 불리하다. 화력발전소 안 진동, 소음, 분진은 근로하는 노동자가 쉽게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낙탄 처리 무인화를 위해 갖춰야 하는 설비가 낙탄회수설비다. 컨베이어벨트로 석탄을 저장소까지 옮기는 과정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석탄을 회수해 재활용장치로 이송하는 설비다. 이 설비는 바로 한일종합기계㈜가 201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시스템이다. 한일종합기계는 1968년 설립된 제조 설비 전문 기업으로 기술 개발에 대한 사명감으로 매년 매출의 약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는 무엇보다 설비의 성능 안전성을 최대치로 유지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
이 회사의 낙탄회수설비 시스템은 개발 이후 2015년 전체 발전소의 2%를 차지하는 7곳에 설치됐고, 현재 2019년에는 15%에 달하는 102곳에 설치돼 있다. 작년 발전소 사고 이후 낙탄회수장치가 공론화되면서 설치가 대폭 늘었지만 회사는 아직 많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종합기계 이정연 회장은 “30년 동안 국내 발전소들이 인력으로 낙탄을 처리해 안전사고 발생뿐만 아니라 자원 손실, 자연 발화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산업재해로 인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가운데 ‘낙탄처리회수 시스템’은 낙탄회수 작업을 무인화 및 자동화해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자원손실, 화재예방 등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낙탄처리 시 일부만 사람이 회수하고 나머지는 공업용수로 씻어내는 식으로 운영돼 왔는데, 이 경우에 사용되는 공업용수의 사용량이 상당히 많다. 설비를 도입하게 되면 낙탄 처리 시 사용되는 공업용수가 이전에 비해 90% 절감되고 물청소로 유실되는 석탄을 재활용할 수 있어 자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탄 이송용 컨베이어 밑에 떨어져 쌓인 석탄은 화재사고의 원인이 되는 요소이기도 했다. 작업장 내 온도 상승에 따라 석탄들은 유증기를 만들어내고 이는 자연 발화로 이어져 화재사고로까지 번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었다. 회사는 낙탄회수 설비가 실시간으로 낙탄을 처리함으로써 석탄의 자연발화 화재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탄가루 살수시스템으로 환경문제 해결
보다 나은 화력발전소 운영을 위한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매진해 온 한일종합기계는 환경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상하탄기 동결방지 경화제 살수시스템’이다.
석탄을 수입해 발전소 부두에 하역하고 저탄장으로 이송해 야적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석탄가루가 날려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또 저장된 석탄의 자연발화는 화재의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이에 한일종합기계는 겨울에도 얼지 않고 자동으로 살수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저탄장 석탄의 미세 석탄가루 날림 현상과 자연 발화로 인한 화재를 획기적으로 예방했다. 2016년 개발된 이 설비는 현재 5개 발전사에 총 4기를 설치해 운용 중이다.
이 회장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한 작업에는 사람 대신 기계를 도입할 수 있게 법제화가 되었으면 한다”며 “필요성이 있고 기술력이 인정된 제품이라면 도입에 있어서 절차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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