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포스트 황창규는?…외부 30명·사내 7명 ‘경쟁’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6일 11시 22분


43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정보통신(ICT) 기업인 KT그룹이 차기 회장 공모 절차를 마감했다. 이로써 차기 회장 후보 37인이 결정됐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10월 23일부터 2주에 걸쳐 공개모집 및 전문기관 추천을 받아 사외 회장후보군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전날 외부인사 공개모집을 마감한 결과, 총 21명의 후보자가 접수했다. 여기에 복수의 전문기관을 통해 9명의 후보자를 추천 받아 총 30명으로 사외 회장후보군이 구성됐다.

앞서 지난 7월 KT 이사회는 사외 회장후보군 구성방법으로 공개모집과 전문기관 추천을 받기로 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외 회장후보자군 구성을 위해 이사들(사외 8명·사내 3명)은 후보를 추천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사내 회장후보자군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개별 인터뷰 등을 통해 7명으로 압축한 상태다.

사내 회장후보자군은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회사 또는 계열회사(KT 또는 그룹사) 재직 2년 이상이면서 회사(KT)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 이상인 자로 구성된다.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사내이사로서 지배구조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김인회 사장과 이사회 간사인 박종욱 부사장은 사내 회장후보자군에서 빠졌다.

지배구조위원회는 후보자 명예 보호와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현재 사내 회장후보자군에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선 2명의 KT 수장이 외부인사였던 만큼 이번엔 내부에서 CEO가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KT 출신 외부 인사 중에는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전 KT IT기획실장), 임헌문 전 KT 매스 총괄사장, 최두환 포스코ICT 사내이사(전 KT 종합기술원장), 이상훈 전 ETRI 원장(전 KT 기업고객부문장) 등이 꼽히고 있다.

전직 고위 관료출신 중에는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유영환 전 정보통신부 장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이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지배구조위원회는 정관 및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사내·외 회장후보자군을 심층 검토해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할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한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이사회가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심층 평가해 심사의견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회장후보자들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회장후보자들 중 1인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KT 차기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이전에는 CEO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후보를 주주총회에 바로 추천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2018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회장 선임 절차를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주주총회로 단계화했다.

하지만 개정된 이사회 규정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9조 3항에 따르면, 회장후보의 확정(규정 8조 29의2)에 현직회장 본인이 후보가 아닌 경우에는 의사 및 결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KT전현직 임직원으로 구성된 ‘K비즈니스 포럼’의 한영도 의장(상명대 교수)은 “CEO 선임과정을 2단계에서 4단계로 강화 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선임과정에 키를 쥐고 있는 사람들은 전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불신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KT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은 차기 회장 선정 절차에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른 사외이사 2명도 이해충돌이 있을 경우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T그룹은 포스코와 함께 총수가 없는 기업이다.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이용경 사장, 남중수 사장, 이석채 회장, 황창규 회장 등이 CEO를 지냈다. 황 회장은 2017년 연임에 성공했으며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남중수 사장과 이석채 회장도 연임엔 성공했으나, 여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중도 하차한 경험이 있다. 황창규 회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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