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선정됨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가 항공기 대체투자(금융리스)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길이 열렸다. 자기자본 9조원을 넘긴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해 항공기 금융리스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과거에도 막강한 자기자본을 활용해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인수 등을 성사시킨 바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이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총 84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77%에 해당하는 65대는 리스(lease)방식 운영 중이다. 리스 계약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연간 지급해야 할 운용 리스료만해도 9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항공기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난다.
항공사는 운용리스와 금융리스 등 두가지 형태의 항공기 리스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운용리스는 임대회사가 항공기 제조사로부터 항공기를 구매한 후 항공사에 리스하는 방식이고, 금융리스는 항공사가 리스 종료 뒤 항공기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을 전제로 비행기를 임차해 쓰는 방식이다.
최근 증권사가 대체투자처로 항공기 투자에 주목하는 것은 양호한 수익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는 과거에도 항공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둔 적이 있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2015년부터 보유 중이던 두바이 국영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의 B777-300ER 항공기 2대를 올해 상반기 매각해 15%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종금증권도 항공기 대체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항공기 리스업체가 보유한 항공기를 매입해 리스료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여행수요 증가로 항공기 투자에 대한 매력이 커지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에 비해 항공기 투자의 경우 가격 표준화가 돼있어 자산 유동화가 손쉽고 소유권 등 권리관계도 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 리스사와 공동 업무를 통해 추가 수익이 가능하고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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