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대외금융자산 5026억달러…404억달러↑
해외서 받을 돈 늘어 순대외채권도 사상 최대
단기외채 비율, 비중도 하락…"안정적 수준 유지"
3분기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 증권투자 증가로 대외금융자산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해외에 갚아야 할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아지면서 순대외채권도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경제 위기시 대응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돈 주머니가 그만큼 두둑해졌다는의미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9월말 기준 5026억달러로 전분기보다 404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대외금융자산이 5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것이다.
2014년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대외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더 많은 순대외금융부채국이었다.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대외금융자산은 꾸준히 몸집을 불렸다.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금융자산 비율은 25.5%을 나타냈다. 일본(62.4%), 독일(57.7%) 등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마이너스(-)를 벗어나 지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순대외부채국에 비해 건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이 늘어난건 대외금융자산이 1조6395억달러로 전분기보다 181억달러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해외증권투자가 163억달러, 직접투자가 6억달러 늘었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1조1369억달러로 223억달러 감소했다. 거래요인으로는 43억달러 늘었지만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하락, 주가 하락 등 비거래 요인으로 266억달러 줄어든 영향이었다.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도 87억달러 증가한 4798억달러를 나타내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받아야 할 돈(대외채권)에서 해외에 갚을 돈(대외채무)를 뺀 수치다. 대외채무가 4582억달러로 39억달러 줄고, 대외채권이 9380억달러로 48억달러 늘어난 영향이다. 대외채무는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62억달러)를 중심으로 줄었다. 단기외채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급격히 빠져나갈 우려가 큰 자금이다.
단기외채 감소로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33.2%로 전분기보다 1.6%포인트 감소했다. 단기외채는 단기외채 비율은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총외채(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9.2%로 1.1%포인트 떨어졌다. 지표가 낮을 수록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기재부는 “단기외채 비중과 비율이 모두 전분기대비 하락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과 홍콩 사태, 브렉시트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대외건전성 관리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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