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고난도 신탁’ 은행권 의견수렴… 세부안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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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1일 15시 10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자영업자 금융지원 프로그램 이용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1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자영업자 금융지원 프로그램 이용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1
은행권에서 고난도 신탁판매를 금지한 DLF(파생결합펀드) 대책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날 은행 실무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 대책 보완에 나섰다. 같은 공모형 주가지수연계증권(ELS)을 담아도 신탁은 판매를 금지하고, 공모펀드는 허용하는 규제는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금융당국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은행과는 전날(20일) 시중은행과 은행연합회 등 관계자들을 만나 DLF 대책을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금융당국은 약 1시간30분간 진행된 만남 대부분을 고난도 신탁판매 금지에 관한 은행권 의견을 수렴하는 데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발표한 DLF 대책에서 원금 손실이 최대 20~30% 이상인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으로 분류하고, 은행이 이를 담은 사모펀드와 신탁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모펀드의 경우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판매규제와 운용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예금자보호를 중시해야 하는 은행 특성과 맞지 않다는 이유다. 신탁 역시 ELS(주가지수연계증권)와 DLS(파생결합증권) 등을 높은 비율로 편입해 운용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성이 높고, 은행이 수탁자를 모집해 자산운용을 위탁받는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와 유사하다고 봤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신탁 판매 금지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했다. 은행권 신탁시장은 42조9000억원에 달하는데, 금융당국의 제안대로 채권 등 안전상품 위주로 신탁상품을 설계하면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산가들에게 매력이 떨어져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이다. 또 공모펀드와 같이 영업행위 규제 등이 적용되고, 은행마다 최소 투자금액이 있어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기에 규제가 불합리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신탁을 펀드와 같이 공모와 사모로 구분할 수 있다면 공모형 신탁은 판매하는 것을 장려하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신탁을 사모와 공모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과 신탁자가 1대1 수탁계약을 맺는 신탁 특성상 펀드와 같이 투자자 수에 따라 공모와 사모로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서 신탁 규제는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애매한 점이 있다”며 “공모신탁이 무엇인지 갸우뚱한 분위기여서 신탁 이야기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일단 은행권에서는 공모형 ELS를 담은 신탁의 경우 공모펀드와 같이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데 의견의 모였다. 같은 ELS를 담고도 펀드는 판매할 수 있고, 신탁은 안 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을 공모 중심 채널로 활성화하기로 했고, 위원장도 그런 취지로 (공모형 신탁을) 말씀하신 것으로 보인다”며 “신탁판매 규제는 고난도 사모펀드에 투자되던 자금이 특정금전신탁으로 흘러 들어가는 걸 막는 것이 원칙이고, 은행이 신탁을 팔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날 신탁판매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내용 위주로 은행권 의견을 들었다”며 “은행연합회에서 여러 은행 의견을 수렴 중이고, 이를 종합해 넘겨받으면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의견을 취합해 금융당국에 의견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를 반영해 DLF 대책의 세부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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