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태로 미중 갈등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72포인트(1.35%) 떨어진 2,096.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31일 이후 약 3주 만에 2,100 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삼성전자(―1.92%), SK하이닉스(―2.18%)를 포함해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5700억 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3.88포인트(2.14%) 내린 635.99로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0.48%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25%), 대만 자취안지수(―0.63%) 등도 약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도 1% 넘게 내렸다.
미국 상·하원이 홍콩인권법을 최종 가결하고 중국이 이를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고 나서자 미중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콩인권법은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에 부여된 경제적 지위를 유지할지를 결정하도록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열흘 안에 홍콩인권법에 서명할지 결정해야 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보복을 천명한 만큼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최근 각국 증시가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했던 만큼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한국의 경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이 불거지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져 있는 상황이다.
금융시장 불안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 오른 달러당 1178.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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