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가정용은 비싸고 산업용은 싸다’ 사실일까
가정용, 英 기준으로는 OECD 최저
한전,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 추진
한국의 전기요금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가정용 요금은 낮고, 산업용은 보통 수준이다. 산업용 요금이 싼 게 아닌데도 한국전력은 전력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적용하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이 2017년 한국의 전기요금을 100으로 했을 때 다른 나라 요금의 상대적 수준을 비교한 결과 가정용 기준 일본 전기요금은 한국의 2배 수준인 208이었다. 이어 영국(189), 미국(118)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미국(70)보다는 높고 일본(153)과 영국(128)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비교 대상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로 확대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발간한 ‘에너지 가격과 세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2016년 기준으로 OECD 35개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낮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분석을 기준으로 할 때 2016년 기준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OECD 최저 수준이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14번째다. BEIS 분석에서는 한국 산업용 전기의 kWh당 요금은 7.65펜스(약 113원)로 OECD 중간값인 7.62펜스와 비슷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는 이탈리아였다.
한전은 28일 이사회에서 산업용 경부하 요금 조정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용 경부하 요금은 전력수요가 가장 적은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적용되는 요금으로 kWh당 56.1∼63.1원이다. 수요가 가장 많은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1∼5시(겨울에는 오후 5∼8시, 오후 10∼11시)에 적용하는 최대부하 요금과 비교하면 계절에 따라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 로드맵 수립방향’ 보고서 초안에서 산업용 전기 수요가 요금이 싼 경부하 시간대에 몰리고 있어 요금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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