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
스타트업 20여곳에 AI 등 기술전수… 사무실-운영비도 1년간 지원
두브레인 “모바일 인지장애 치료”… 스무디 ‘영상통화중 문자’ 앱 개발
18개 신규지원 스타트업도 공개
두브레인은 소외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던 서울대 학생 3명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교육과 인지 치료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회사다.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유아 인지발달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 회사 최예진 대표(26)는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열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 참석해 “세계 최초로 모바일 인지장애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는 의료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예비 투자자들 앞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일종의 졸업식을 치르고 있었다.
최 대표는 처음에 자신들의 포부를 어떻게 펼쳐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의도는 좋았지만 실제 사업을 진행하려면 사무실부터 프로그래머, 인지발달장애 치료 전문가까지 필요한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막연하던 사업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사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에 뽑히면서다. 삼성전자는 소외된 이웃과 동행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지난해 처음 C랩 아웃사이드를 만들었고, 20여 개 스타트업을 뽑아 사무실과 1억 원의 운영비를 1년간 각각 지원했다.
두브레인은 AI 개발 인력과 발달장애 치료 전문가를 추가로 채용했고, 이는 콘텐츠의 강화로 이어졌다. 개발 도중 막히는 부분은 상주하던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직원들로부터 멘토링을 받아 해결했다. 두브레인은 삼성전자 사회공헌단과 함께 캄보디아의 특수학교 등에 교육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술 조력을 받은 업체들의 성과도 돋보였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문자 채팅이 가능한 다자간 영상통화 서비스 업체 스무디는 삼성전자의 ‘증강현실(AR) 이모지’ 기술을 지원 받았다. 조현근 스무디 대표(42)는 “작은 스타트업이 AR 이모지를 개발해 서비스에 적용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삼성전자의 AR 이모지 기술을 활용해 개발 시간 단축은 물론이고 서비스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무디를 비롯한 서큘러스, 소브스, 렛시 등 업체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따로 전시 부스를 열기도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은 “스타트업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새로운 솔루션을 빠르게 찾는 여정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했다.
대기업이 가진 노하우와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결합은 삼성전자의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180조 원 투자―4만 명 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청년 1만 명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 취업 기회를 확대(SSAFY)하고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외부로 확대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며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SSAFY 등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날 졸업한 20개 스타트업을 대신할 새 스타트업들도 공개됐다. 37 대 1의 경쟁을 뚫은 18개 업체는 케이팝 댄스 1 대 1 온라인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카운터컬처컴퍼니’, 고양이용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골골송작곡가’, 자연어 처리 기반 기계독해 플랫폼을 만든 ‘포티투마루’, 스마트폰 키보드를 캐릭터나 연예인으로 꾸미는 ‘비트바이트’ 등 정보기술(IT) 분야 전반을 망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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