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목표 대비 60% 채워…발주량 급감 탓
삼성重, 유일하게 90% 가까운 수주율 달성하며 '선방'
IMO 2020 관망세에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 이어질 듯
하반기 들어 대규모 해외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대형 조선사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발주량이 급감한 탓이다. 경기변수를 예상하지 못한 무리한 수주계획에 조선업계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28일 삼성증권과 각 사에 따르면 10월까지 집계된 조선 3사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총 195억달러로 올해 목표액인 320억7000만달러의 60%에 해당한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미포조선)의 수주 금액은 88억달러로 목표(159억달러) 대비 달성률은 55%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52억8000만달러를 수주했는데 이는 목표액(83억7000만달러)의 61%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54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액(78억달러)의 69%를 채웠다. 이달 현재 기준으로는 삼성중공업만 유일하게 90%에 가까운 수주 달성률을 거두면서 선방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애를 먹은 것은 글로벌 선박 발주가 줄어든 탓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발주량은 33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1% 감소했다. 올해 누적 발주량도 지난해 대비 42.9% 줄어든 1539만CGT로 나타났다.
선종별 발주 현황을 보면 올 3분기까지 친환경 액화석유가스(LPG)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의 발주가 줄었다. 주요 선종인 컨테이너선 발주는 전년 동기 대비 76.6% 급감했고, 벌크선이 46.0%, 유조선은 20.7%, 제품운반선은 8.0% 감소했다. 조선 3사가 업계 우위를 점하고 있는 LNG선 발주도 1년 전보다 28.7% 줄었다.
저유가 기조에 해양플랜트 ‘수주 가뭄’도 계속됐다. 조선 3사 중에서는 삼성중공업만이 유일하게 1건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시추선인 드릴십 발주는 몇 년째 끊겼고, 이미 건조를 마친 선박들도 인도 계약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선박 시장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를 앞두고 선주들의 관망세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규모 해외수주 기대감이 높긴 하지만 발주 시기가 문제다. 시장에서는 당초 올해 안에 결론 날 것으로 보였던 카타르 LNG선 계약이 내년 상반기쯤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이 그나마 선방했지만 세계 발주량이 급감한 탓에 장밋빛 전망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다만 “올해 발주량이 절반가량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조선 3사 모두 양호한 수주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