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유명 시중은행 사칭한 불법대출 광고 문자메시지 기승
1~11월 제보 민원 5건에 1건꼴… 선뜻 계약했다 고금리 사채 부담
최근 서민금융진흥원 등 공공기관이나 유명 시중은행을 사칭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광고하는 불법 대출업체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정부 부처의 로고나 대통령 사진을 게시해 정부가 지원하는 합법 대출기관인 것처럼 위장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서민금융기관의 저리 대출이라는 안내를 받고 선뜻 대출 계약을 맺었다가 법정 최고 금리 연 24%를 넘는 불법 사채의 고금리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3일 “공공기관이나 은행 등을 사칭한 불법대출 문자 메시지가 늘고 있어 이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불법 금융광고 제보 민원 160건 중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광고가 32건(20.0%)을 차지했다. 작년에는 불법 금융광고 제보 민원 282건 중 문자 메시지 광고가 1건에 불과했다.
불법 대출업체들이 사칭하는 대표적인 곳은 공공기관이다. 이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사칭한 ‘서민금융원’, ‘국민자산관리공사’라는 상호를 내걸고 있다. ‘한국재무관리’, ‘국민자금지원센터’, ‘○○일보’ 등 공신력 있는 기관처럼 보이는 상호도 쓰고 있다.
이들은 문자 메시지로 소비자들에게 ‘서민대출자 추가모집’, ‘정책자금 지원 서민대출 조건 대폭 완화’ 등의 광고를 대량 전송하고 있다. “대출방식을 모바일로 간소화했다”며 문자 메시지로 쉽게 접촉을 유도하는 업체들도 있다. 금감원은 “대출을 원하면 스마트폰을 통하지 말고, 서민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법 업체들은 문자 발신인을 ‘국민은행’, ‘KB국민지원센터’등 실제 KB국민은행처럼 보이게 적기도 한다. 금감원은 “공공기관이나 은행을 사칭한 불법광고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발견하면 금감원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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