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는 내집 마련과 안정적인 자산 증식을 위해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집값 안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들은 정부의 주거정책이 30대와 50대 이상에 집중돼 부동산시장에서도 자신들은 ‘낀 세대’라고 여겼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일반 기업과 공무원, 국회 등 정치권의 40대 150명을 상대로 40대에 가장 필요한 주거정책을 설문한 결과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 등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특히 집을 한 채만 갖고 있는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자녀 성장에 맞춰 더 큰 집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분양이나 대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3년 전 경기 지역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이모 씨(44)는 자금이 부족해 서울 대신 경기를 택했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여태 서울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로 갈아타고 싶어도 집값이 너무 오른 데다 대출이 불가능해 쉽지 않다. 이 씨는 “1주택 실수요자는 더 큰 집으로 갈아타는 수요를 고려해서 대출 규제를 좀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40대가 집을 사거나 옮길 수 있도록 서울에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집값을 안정시켜 달라는 이도 많았다. 한 40대 정치권 관계자는 “부디 집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기업에 다니는 다른 40대 응답자는 “집값이 현실을 감안해 많이 낮아져야 한다”고 했다.
결혼하지 않은 40대를 위한 주거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인 가구가 갈수록 증가하는데 기존 청약제도는 자녀 등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유리해 혼자 사는 40대는 그마저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40대는 현 정부의 주거정책이 30대(28.2%)와 50대 이상(46.3%)에 집중돼 있다고 생각했다. 40대가 주거정책의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다는 응답은 7.4%에 불과했다. 이 씨는 “50대 선배들은 서울 집을 상대적으로 쉽게 장만했고 20, 30대 후배들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약자 배려를 받고 있는데 우리는 20년 가까이 맞벌이를 해도 서울 집 장만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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