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부친 구인회 창업주와 함께 경영 전선에 뛰어들어 LG를 세계적 기업을 키운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사진)이 14일 오전 별세했다.
1925년 4월 24일 경남 진주에서 구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교사로 재직하다가 1950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이사가 되면서 경영에 합류했다. 1970~1995년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회장으로 있으면서 취임 당시 매출 260억 원이었던 그룹을 38조 원 규모로 키웠다.
고인은 1975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기술연구소인 LG전자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외 70여 개 연구소를 설립해 신기술을 확보했다. 중국, 동유럽, 북미지역에 전자와 화학 공장을 건설해 ‘글로벌 LG’의 기틀을 닦았다. 각사 사장들에게 권한과 사업 결정권을 나눠줘 ‘자율경영’을 기업문화로 자리 잡게 만들기도 했다.
고인은 자신이 만 70세, 장남인 고 구본무 회장이 50세였던 1995년 스스로 회장에서 물러났고 이후 경영에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 LG에서 GS가 분리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지 않게 만든 숨은 주역도 그였다. 그는 한국 경영계에 ‘무욕(無慾) 경영’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게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