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재도전 끝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토스뱅크 탄생으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포함해 총 3곳으로 늘어난다. 2021년 7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는 중금리 대출을 특화해 다른 은행과 경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금융위원회는 16일 금융감독원장 자문 기구인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평가의견과 금감원 심사 의견 등을 종합해 토스뱅크에 은행업 예비인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와 같이 심사를 받았던 소소스마트뱅크는 자본금 조달계획이 부실해 탈락했다.
토스뱅크는 앞서 올해 5월 예비인가 첫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토스뱅크 주요 주주에 시중은행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외평위는 지배구조 적합성과 자본확충 안정성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줬다. 토스뱅크는 이번 인가에서 이 점을 보완해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을 주요 주주로 포섭했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토스뱅크는 혁신성과 안정성 등 준비 상태가 비교적 충실해 인터넷은행에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주요 주주에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외에 한화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등 11개사 참여했다. 토스뱅크 초기 자본금 규모는 2500억 원이다. 2021년 7월 출범을 목표로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금융위에 조만간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금융 정보가 부족한 청년층, 중·저 신용자 등 금융 소외 계층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소규모 특화 은행을 사업 모델로 내세웠다. 예를 들어 사회 초년생을 위한 월급 가불 대출, 신용카드 미소지자를 위한 특화대출 등 시중은행이 제공하지 않는 금융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기존 금융권이 포섭하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포용과 혁신의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 출범으로 은행 간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기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인 역할을 하는 ‘진짜’ 인터넷은행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ICT 기업인 카카오를 은행업 최대 주주(지분 34%)로 맞아 50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을 중단한 케이뱅크도 KT가 주도하는 5000억 원 안팎의 자본확충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공정거래법 위반 사실이 있으면 은행의 최대주주가 될 수 없는데, 현재 이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16년 관련 법 위반으로 대주주 지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KT는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케이뱅크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이미 은행에 투입할 자본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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