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지금 부동산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너무 올랐다, 버블”이라며 “집값이 폭락할 수 있는 부분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전날(16일)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한 초고가 아파트를 구입할 목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전면 금지하는 등 고강도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은 위원장은 17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0%인데 이게(부동산 가격) 계속 오를 수 있나, 5년인지 10년인지 모르지만 분명히 폭락할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가격이 정상화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는 이날부터 시행된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용 주담대 금지 외에 오는 23일부터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강화 방안도 담겼다. 시가 9억원 이하분만 LTV 40%가 적용되고, 9억원 초과분의 LTV는 20%만 받을 수 있다. 지금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할 때 LTV 40%가 적용됐다.
은 위원장은 “LTV는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시작됐는데 왜 LTV를 0%로 만드냐, 부동산이 붕괴하는데 금융기관 건전성은 괜찮겠냐는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투기지역 등에서 아파트 구입 목적의 주담대 제한 시가를 15억원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전국에 15억원 아파트가 2% 되고, 서울은 10% 내외”라며 “부동산 점검반에서 15억원 정도 되는 아파트들이 집값을 선도한다는 현장 의견을 받아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재 주택 2채를 보유하고 있는 은 위원장은 본인도 세종시 소재 아파트 한 채를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을 향해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어제 오후 5시 세입자에게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며 “세종시 아파트는 옛날에 근무할 생각으로 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본인 명의의 세종시 도담동 아파트(84.96㎡·2억2300만원),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84.87㎡·8억원),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84.69㎡) 전세권(8억5000만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어제 대책에 대해 시장에서 생각보다 강하다는 말도 나오는데, 그 목적이 결국은 젊은 사람이나 서민이 집 살 기회를 얻게 하겠다는 취지니까 목적을 이해하고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