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평균 하루 2시간 이상을 e메일을 쓰는 데 사용하며 100여 통 정도의 e메일을 처리한다. 또한 e메일에 응답하고 다른 본업무로 돌아가는 데 하루 평균 1시간 반 이상을 허비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시간과 자원은 한정적인데 e메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다 보니 정작 다른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없게 되는 부작용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크리스토퍼 로슨 미국 아칸소대 경영대 교수를 포함한 연구진은 이런 과도한 e메일 업무의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조직 내 리더의 e메일 업무가 그들의 업무 목표 달성을 어떻게 방해하는지, 또 더 나아가 그들의 리더십 행동에는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연구진이 48명의 조직 리더를 대상으로 10일 동안 하루 2번 설문을 실시한 결과, e메일에 응답하는 것은 업무 목표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자신에게 온 e메일에 답하거나 후속 조치를 취하는 데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써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e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본연의 업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업무를 담당할수록 업무 목표를 달성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e메일 업무 처리는 이처럼 리더들의 업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방해해, 궁극적으로 조직 내에서의 변혁적 리더십을 감소시켰다. 변혁적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가치관, 행동 규범 등을 변화시켜 조직 자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혁시키는 리더십을 뜻한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자원을 들여야 결과를 낼 수 있다. 리더들이 과도한 e메일 요구에 응대하느라 시간을 보낼수록 장기간에 걸쳐 조직원들을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장기적 성과보다 당장의 업무 성과 달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됐다. 변혁적 리더십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로 귀결된 것이라 분석할 수 있다.
단, 자기 통제가 강한 리더들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자신의 행동과 주의를 스스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여유 자원이 많기 때문에 당장의 업무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변혁적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직장인들의 일상적인 업무와 연관된 e메일이라는 소통 수단에 대해 균형적인 시각을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많은 직장인이 e메일의 편의성을 알면서도 이로 인해 다른 업무를 방해받아 왔다. 이번 연구는 e메일 확인 및 처리 업무의 부정적 측면을 실증적인 연구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업무를 하면서 편의성 때문에 쉽게 e메일에 의지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e메일 요구가 리더들의 업무 목표 진전과 변혁적 리더십을 약화한다는 본 연구의 결과를 고려해 e메일 사용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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