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 10% 감소… 3년만에 역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4일 03시 00분


이달 수출 2% 줄어 ‘13개월 연속’… 年수출액 2017년보다 쪼그라들듯
반도체 부진-對中수출 악화 영향
정부 “올해 바닥치고 내년 3% 늘것”
전문가 “불확실성 여전… 낙관 일러”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0% 줄었다. 3년 만에 수출이 역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3%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미중 무역갈등 등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은 이달 1∼20일 수출액이 304억3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달 하루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12월보다 5.1% 감소했다. 이달 1∼20일 조업일수가 1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일 더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13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 20일까지 연간 수출액은 5271억3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쪼그라들었다. 올해 연간 수출은 2017년 연간 수출액(5736억94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수출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건 2016년(―5.9%)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수출이 부진한 건 주력상품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데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대중(對中)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반도체 수출액은 올 들어 매달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16.7% 줄어 전달(―29.8%)보다 감소율은 줄었지만 두 자릿수 감소세는 여전했다. 이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5.3% 늘었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301억7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기계류와 석유제품, 승용차 수입은 증가한 반면 원유, 가스, 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입이 줄면서 전체 수입이 소폭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7.9%), 호주(11.2%) 등에서 수입한 금액이 늘었다. 연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연간 수입은 4896억35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1%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수출이 바닥을 치고 내년에는 3.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이 무역분쟁 1단계 합의를 한 영향으로 세계 교역이 회복세를 보이고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출이 물량과 금액 기준으로 모두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도 내년 수출이 어느 정도 반등할 것으로 보지만 낙관하긴 이르다고 했다. 올해 수출이 워낙 부진했던 만큼 수치상 내년 수출이 개선되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의미 있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제 겨우 1단계 합의에 도달한 미중 무역분쟁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저효과 때문에 수치상으로는 나아지겠지만 경기 회복이나 글로벌 교역 환경 개선에 따른 수출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수출 감소#반도체#미중 무역전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