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소기업 3곳 중 1곳은 지난해보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 불황으로 매출은 줄었는데,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기업 곳간 사정이 나빠진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2019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답한 기업은 161곳(32.2%)이었다. 지난해 말 같은 조사에서 전년 대비 자금 사정이 악화된 기업 비율(22.3%)보다 약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판매 부진’을 꼽은 기업이 54.7%로 가장 많았다. ‘인건비 상승’(47.2%)이 그 뒤를 이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18.6%)과 판매대금 회수 지연(16.1%) 등 다른 답변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특히 올해 인건비 상승을 꼽은 기업은 지난해(38.8%)보다 약 10%포인트 늘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더해 내년 1월 확대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이 미리 사람을 더 뽑다 보니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경기전망도 밝지 않아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쉽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중기중앙회가 함께 발표한 내년 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SBHI)’는 81.3으로 이번 달보다 2.9포인트 하락했다. SBHI는 중소기업 3150곳을 대상으로 체감 경기 전망을 지수화한 것이다. SBH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본 곳이 많다는 의미다. 다만 내년 1월 SBHI는 올해 1월(80.9)과 비교하면 0.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 SBHI가 오른 건 2018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성기창 중기중앙회 조사통계부장은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가 2, 3개월 넘게 이어진다면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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