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내식 우유 공급업체 변경
HDC, 아시아나 새 브랜드 제작 중
이 밖에 유니폼 등도 변경 가능성
아시아나항공이 출범 31년 만에 새 주인을 맞는 가운데 ‘옛 주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색 빼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기내식 우유를 바꾸는 등 변화가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넘기는 안을 의결했다. 이사회 이후 본 계약이 체결되며 상세한 거래금액은 이날 오후 공시를 통해 공개된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HDC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달, 기내식 우유 공급 업체도 연세우유에서 매일우유 등으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졸업한 연세대학교가 설립한 연세우유를 공급업체에서 빼며 발 빠른 ‘금호 흔적 지우기’에 나섰단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제26~29대 연세대 총동문회장(경제 63학번)을 지낼 정도로 모교에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후레쉬캡이 있는 보관이 용이한 제품으로 바꾸자는 승무원들의 의견을 검토해 공급업체를 바꾼 것이며, 그룹 이슈와는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상징인 ‘날개’ 마크도 떼낸다. HDC그룹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실무진을 불러 최종 계약 마무리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새 브랜드를 제작하라고 지시했다. 로고 교체에 따라 항공기를 비롯한 모든 물품에서도 새로운 마크가 적용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사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그간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HDC그룹이 ‘부동산114’ 외 모든 계열사 사명에 ‘HDC’를 붙여 사용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도 사명 앞에 ‘HDC’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관련 업계에선 항공사의 상징인 승무원 유니폼 등도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객실승무원 유니폼을 변경해 새로운 아시아나항공을 강조하며 이미지 쇄신을 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인력 구조에서도 큰 변화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HDC 측은 SPA 체결을 마무리하고 내년 1분기 중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교체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체 구조조정에 이어 또 한 번의 감원 칼바람이 불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국내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영업직, 공항서비스직 가운데 근속 15년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받는다고 공지했다.
경영 정상화와 더불어 노후 항공기 교체, 서비스 분야 투자 등을 통해 항공사 본연의 경쟁력 강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HDC 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2조원이 넘는 금액을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기준 659.5%인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300% 이하로 낮아지며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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