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100년을 준비합니다 / 다음 100년 키우는 재계 뉴 리더]
“4차 산업혁명 걸맞은 인물로”
구글 공동 창업자 지난달 물러나… MS는 CEO 교체후 주가 상승세
“구글은 사람으로 치면 이제 21세 청년이 됐습니다. 우리는 조용히 사랑을 주되 다 큰 청년에게 성가신 잔소리는 하지 않는 부모가 되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테크 기업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47)와 세르게이 브린(47)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한 말이다. 두 사람은 테크 혁신의 아이콘이었기에 세계가 놀랐다.
미국 주간지 포천은 “한 시대의 막을 내리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리더십 체인지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터넷·모바일 시대의 성공문법과 조직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서 두 창업자가 물러남으로써 알파벳과 구글은 더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갖게 됐다. 구글 CEO인 순다르 피차이(48)가 알파벳의 CEO도 겸임하기 때문이다.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과 알파벳에 CEO 2명, 사장 1명이 있을 필요가 없다. 경영진은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리더십 체인지로 상승세를 탔다. 2014년 당시 47세이던 사티아 나델라가 CEO가 된 뒤 MS의 시가총액은 애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고 올라왔다. 나델라가 PC 운영체제(OS) 성공에 매달리던 공룡 MS에 스타트업 정신을 불어넣으며 주요 사업을 클라우드로 ‘재정의’했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일성부터 “우리 업계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다. 혁신만을 존중할 뿐”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전통 기업들도 다르지 않다. 네덜란드의 ING그룹은 최근 터키 ING 여성 CEO였던 피나르 아바이(47)를 본사 시장 책임자에 임명했다. 그는 2011년 34세 나이에 은행 경력이 전무한 상태로 터키 ING CEO를 맡아 화제를 모았고, 파격적인 고객 서비스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까지 주목했던 인물이다. ING 본사는 2015년에는 애자일(기민성) 경영을 위해 본사 직원 전원을 인사 이동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세대교체 바람이 국내 뉴 리더들에게도 ‘내부 혁신 없이는 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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