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행장은 본인을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노조와 계속 만나서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이날 오전 기업은행 노조원 50여명의 출근길 저지로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갔다.
윤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떤 부분을 우려하는지 제가 잘 듣고, 잘 풀어나가겠다. 자주 만나 보겠다”라고 했다. 이어 “(노조에서는) 저를 함량 미달의 낙하산이라고 말했으나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1만4000명의 (기업은행) 가족들을 위한 일터이지도 않나, 더 열심히 키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인사라며 즉각 반발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2013년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기업은행 낙하산 인사 반대와 관치금융은 독극물이라고 외쳤는데 이를 다시 마시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윤 행장과의 대치 국면에서 “윤 전 수석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권과 대통령에 부담 주지 말고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행장은 재무부 재무정책국 사무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의 큰 뿌리인 ‘포용적 성장’, ‘혁신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업은행의 핵심 역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행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 과동기이자 행정고시 27회 동기다. 앞서 지난해 11월 수출입은행장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 바 있다.
윤 행장은 다음주에도 출근 시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윤 행장은 노조에 “또다시 와서 뵙겠습니다”라고 전하고 발길을 돌렸다.
한편 이날 기업은행 부행장들이 윤 행장의 출근 시점에 맞춰 모습을 드러내면서 노조와 몇 차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노조는 부행장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했다. 자리를 지키던 부행장들은 윤 행장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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