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국인투자 5년 연속 200억달러…“올해도 무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6일 13시 01분


3년 사이 역대 1~3위 성과…200억 달러대 유치 안착
외투기업 법인세 감면 혜택 전 조기 신고 증가 영향
"글로벌 투자 완만한 회복세…보호무역주의는 변수"
정부, 다양한 투자 유인책 마련…"현금지원으로 적극 협상"

지난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실적을 기록하며 5년 연속 200억 달러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형 인수합병(M&A) 건이 몰렸고 정부의 현금 지원 정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올해도 외국인직접투자 200억 달러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대형 M&A에 하반기 투자액 급증

6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233억 달러로 집계됐다. 도착 기준으로는 128억 달러다. 신고액과 도착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3.3%, 26.0% 줄었다.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은 최근 3년 동안 역대 1~3위의 성과를 내고 있다. 외투기업 법인세 감면 혜택 폐지를 앞두고 조기 신고가 늘고 초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되는 등 이례적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정대진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지난해 실적은 최근 5년 평균치인 230억 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치”라며 “외국기업들이 2015년 이후 5년 연속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만큼 이제 외국인직접투자 200억 달러대 유치 기조가 안착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는 상반기에 부진하고 하반기 들어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에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투자 수요 감소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투자 관망세가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법인세 감면이 폐지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서는 자금조달, 기업결함심사 등의 문제로 지연되던 인수합병(M&A) 메가딜이 연속적으로 신고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에는 역대 4분기 외국인직접투자 가운데 가장 많은 98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한 68억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반대로 도착 기준 투자액은 64.6% 줄어든 13억5000만 달러다.

유럽연합(EU)의 투자액은 신고 기준 20.1% 감소한 71억3000만 달러이다. 도착 기준으로는 27.7% 늘어난 69억9000만 달러이다.

일본은 신고 기준으로 9.9% 증가한 14억3000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 0.6% 줄어든 10억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신고와 도착 기준 모두 각각 64.2%, 76.2% 줄어든 9억8000만 달러, 1억9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 투자액은 신고 기준 8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8.2% 감소했다. 서비스업 투자액은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5.3% 줄어든 147억6000만 달러다.

그린필드형 투자(외국인 직접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20.5% 감소한 15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수합병(M&A)형 투자는 7.6% 늘어난 74억2000만 달러다.

◇“올해 소·부·장 외국인투자 이어질 것”

산업부는 올해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중, 미·유럽연합(EU)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먼저 첨단 소재·부품·장비 등 전략품목에 대한 현금 지원이 현재 투자액의 30%에서 40%로 늘어난다. 현금지원 대상도 산업발전법상 첨단기술 업종 2990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기존 외투기업의 미처분이익잉여금 투자도 외국인 투자로 인정할 계획이다. 현재 사내유보금 재투자를 외국인직접투자로 인정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 정책관은 “미국, EU 등 전략적 기업설명회(IR) 개최와 함께 첨단 유망 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투자 인센티브를 제안하겠다”며 “정부, 지자체, 유관기과 합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투자 애로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협상들이 올해부터 성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을 없애는 대신 현금 지원 예산을 2018년 6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렸다. 이는 외국인 투자액 가운데 일부를 정부가 함께 부담해서 투자를 유인하는 제도이다.

정 정책관은 “외국 투자자들과 적극 협상했고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협상안을 제시했다”며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대규모 고용이 이루어지는 투자에 대해 협상하고 최종 투자액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일본의 수출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정 정책관은 “국내에 투자한 일본 기업도 큰 동요는 없었다”며 “일본 수출규제와 일본발 대(對)한국 투자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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