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충돌 수위가 높아지면서 각국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과 실물경제 모두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11%(24.23포인트) 하락한 2,151.31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급격한 폭락세를 보이며 오전 10시 30분경 1.74%까지 하락했다. 이후 낙폭을 줄였다가 오후 들어 미군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보도에 급락하는 등 장중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스닥지수도 3.39%(22.50포인트) 급락한 640.94로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2%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인 끝에 1.57%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2%, 홍콩 H지수도 1.06%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는 0.5% 안팎 하락하며 개장했다가 장중엔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170.8원으로 마감했다. 오전 한때 12원 이상 급등하는 등 중동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제유가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장중 5%대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도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금융 당국도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8일 기획재정부는 김용범 1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관련 관계부처 합동대응반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금융, 국제유가, 실물경제, 해외건설, 해운물류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중동 정정 불안이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다.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도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한국은행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갖고 이란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관련 이슈가 수시로 부각되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시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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