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의 매도 호가가 단기간에 상승했다.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많게는 몇억 원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다. 시기별로 다르지만 이런 현상이 최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6∼2018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매매계약이 체결된 상태에서 잔금 전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도 생긴다. 계약 이후 가격 상승 금액이 위약금보다 커 위약금을 지급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억 원의 주택을 매매하기로 하고 계약금 1억 원으로 계약을 했는데, 중도금이나 잔금 전에 가격이 2억 원 올랐다면 받은 계약금을 돌려주고 1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주더라도 1억 원을 더 받을 수 있으니 계약을 해지하는 식이다. 특히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시기에 이 같은 사례도 늘어난다.
반대로 매수 의사가 있던 사람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가격이 하락할 때 많이 발생한다. 매수 의사가 있던 사람이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서 해지될 때도 있다.
A 씨는 최근 서울 잠실의 아파트를 15억 원에 팔기 위해 계약했다가 위약금을 지급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불과 두어 달 만에 호가가 2억 원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계약을 서둘러 했던 것이 후회되긴 하지만 위약금을 내더라도 해지하길 잘한 것 같았다. 그런데 A 씨는 지인으로부터 위약금을 지급할 때 세금을 떼서 납부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받은 위약금에도 세금이 발생한다. 그런데 시중에서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은 두 가지 경로로 발생한다. 먼저 매도하려던 사람이 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다. 이때는 받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매수하려던 사람 입장에서는 원래의 계약금 외에 배액으로 받은 위약금이 기타소득이 된다. 매수 의사가 있던 사람이 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 경우 매도 의사가 있던 사람에게는 이미 받은 계약금이 위약금이다. 이 역시 기타소득이다. 부동산 매매계약의 해지로 인해 위약금을 받은 사람은 다음 연도 5월 말까지 기타소득에 대해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점은 위약금을 지급하는 사람은 해당 위약금에 대해 22%를 원천징수하고 신고·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도 의사가 있던 사람이 계약을 해지할 때는 위약금 지급 금액의 22%를 빼고 나머지를 준 후, 뺀 금액을 세무서와 구청에 납부해야 한다. 만일 원천징수를 하지 않으면 최대 10%의 가산세(국세기본법 제47조의 5 참조)를 내야 한다. 이때 원천징수 된 세금을 떼고 위약금을 받은 사람은 매도하려던 자에게 원천징수영수증의 발급을 요구해야 한다. 해당 원천징수세액만큼을 다음 연도 5월에 소득세를 신고할 때 공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매수하려던 자가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원천징수의무가 면제된다. 그 대신 매도하려던 사람이 기타소득 신고 때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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