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출 1조 ‘슈퍼기업’… 20년새 2.4배로 늘었지만 2012년부터는 규제에 정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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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1조 원이 넘는 이른바 ‘슈퍼기업’ 수가 2012년부터 사실상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하락하는 가운데 각종 산업 규제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SGI지속성장연구소가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중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1조 원 이상의 기업은 외환위기이던 1998년 당시 83곳에서 2018년에는 2배 이상인 197곳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1조 원 이상 기업 수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200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늘어났다. 하지만 2012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매출액 1조 원 이상 기업들의 합산 매출액도 1998년 375조 원에서 2012년 1255조 원까지 오른 뒤 이후에는 연평균 성장률 1% 미만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2018년엔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 합산 실적(1283조 원)이 2012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2012년 이후 6년간 슈퍼기업들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은 0.4%에 그쳤다”며 “사실상 성장판이 닫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CXO연구소는 지난해 슈퍼기업의 수와 합산 매출액도 2018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슈퍼기업들이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 등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산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혁파할지 해법을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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