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테이프를 가지고 다녔어요. 깜빡했을 때는 테이프를 사기도 했죠. 지금요? 그냥 장바구니 들고 다녀요”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38)의 말이다. 자율포장대 앞에는 “포장용 테이프·끈 제공이 중단됩니다!”라는 커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포장용 테이프가 없어진 걸 모르고 온 소비자들은 다소 당혹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상당수는 적응된 듯 담담해 보였다. 계산대 앞에서 미리 챙겨온 장바구니를 꺼내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혼돈을 겪었던 마트 자율포장대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1월초만 하더라도 테이프와 끝을 없앤 마트 조치에 항의하는 고객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서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공통된 증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기존 종이박스를 대체하기 위해 선보인 56ℓ 대용량 장바구니는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6만개 가까이 팔렸다. 지난해 12월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이후로 장바구니가 하루 평균 9000여 개 판매됐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장바구니 판매가 25.8% 뛰었다. 반면 박스테이프 판매는 6.6% 줄었다.
지난해 8월 환경부와 맺은 자율협약에 따라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 테이프와 끈을 제거한 이후 장바구니 판매량이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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