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판매량이 꼴찌로 추락한 한국GM이 연초부터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16일 열린 신차 출시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과 박남춘 인천시장 등이 참석해 한국GM 경영정상화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이날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공개했다. 이 차는 쉐보레의 SUV 라인업에서 소형인 트랙스와 중형인 이쿼녹스 사이의 ‘중소형 SUV’라는 게 한국GM의 설명이다. 이날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트레일블레이저는 다음 달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운전자의 개성을 극대화하고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 스타일리시한 SUV”라며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에서 주도한 글로벌 모델이자 쉐보레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핵심 모델”이라고 말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앞으로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도 수출된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2018년(9만3000여 대)에 비해 18.1% 급락한 7만6000여 대 판매에 그치며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최하위로 내려앉은 한국GM에 내수 판매 회복뿐만 아니라 부평공장의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한 차량인 셈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김 위원장도 집행부 임원들과 함께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과 만나 “트레일블레이저 출시가 가진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디딤돌과 같기 때문에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노조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과 인천 부평구가 지역구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행사의 축사에 나서기도 했다.
인천 부평구의 GM테크니컬센터에서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개발이 이뤄진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차량 등급에 따라 1.2L 가솔린 E-터보 프라임 엔진과 1.35L 가솔린 E-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준중형 SUV보다는 작지만 소형 SUV를 뛰어넘는 공간과 편의사양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한국GM 측의 전략이다. 이날 100km가량의 시승에서는 배기량을 줄였지만 효율은 높인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잘 조화를 이루는 매끄러운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며 속도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매끄럽게 작동했다.
한국GM은 구체적인 판매 목표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해 3만5000여 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 경차인 스파크의 뒤를 잇는 주요 차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은 등급별로 1995만∼2620만 원으로 책정됐다.
1분기(1∼3월)에 르노삼성자동차도 한국에서 개발해 해외 무대까지 겨냥하고 있는 쿠페형 SUV ‘XM3’를 출시할 계획이 있어, 올해 국내 중소형 SUV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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