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삼일제약은 베트남… 종근당-대웅제약은 印尼로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 목표… 공장 설립 등 파머징시장 노려
현지 규제 장벽 돌파 의도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도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목표로 내건 가운데 ‘파머징(Pharmerging·Pharmacy+Emerging)’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직접 투자를 늘리는 점이 특징이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파머징 시장으로는 베트남이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모니터인터내셔널(BMI)에 따르면 베트남 제약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70억 달러(약 8조23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규모(23조 원)보다는 아직 작지만 약 1억 명 가까운 인구에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JW중외제약이 베트남 현지 제약사인 유비팜을 인수하면서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베트남 현지 제약사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진출한 국내 기업은 중외제약이 처음이다. 유비팜은 의약품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어 중외제약은 현지 생산기지로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일제약도 2018년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세운 데 이어 현지에서 내년 완공을 목표로 점안제(안약)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신풍제약도 베트남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가는 지역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7월 현지에서 항암제 생산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항암 주사제 시설이 공정 난이도가 높아 현지 생산 시설이 적다고 보고 전략적으로 품목을 선택했다. 종근당 현지 생산공장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항암제 할랄 인증 공장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대웅제약도 이보다 앞서 2014년 현지 합작법인과 생산 공장을 세웠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수가 약 2억7000만 명에 달하는 데다 제약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8조 원에서 2023년 약 13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지 의약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중국에서 현지 기준 최대 규모인 12만 L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기업이 현지 생산법인 투자와 함께 파머징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좁은 한국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연 6∼9%씩 성장하는 신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한편으로는 나라마다 다른 의약품 시장 규제를 맞추겠다는 측면도 크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외국 기업이 의약품을 유통, 판매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 회사와 협력해야 하고, 기술 이전과 함께 5년 이내에 해당 의약품을 현지에서 제조해야 한다. 베트남도 외국 기업의 의약품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는 등 규제 장벽이 높은 편이다.
국내의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동남아 현지 출장소만 갖추고 있던 기업들도 진지하게 법인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