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국내 완성차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중국서 생산되는 일부 자동차 부품의 수급 차질로 인해 국내 생산공장 가동이 멈출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 역시 차량 내 통합 배선장치 ‘와이어링 하니스’의 재고가 거의 소진되면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측은 1주일가량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승용차의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는 오는 6일 대부분 소진될 예정이다.
당장 이날부터 울산1공장 및 5공장에서 생산되는 코나와 제네시스 G80의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중단된다. 4일에는 팰리세이드·G70, 5일에는 투싼·GV80·아반떼 등의 재고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재고 부족으로 지난 주말 일부 공장의 특근도 취소됐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차량 각 부위에 전력과 신호를 공급하는 역할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THN) 등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수급이 어렵지 않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통상 일주일치 재고분을 비축해 왔다. 그러나 우한폐렴 여파로 이를 생산하는 중국 현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제품 공급 자체가 끊긴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단 국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해당 부품을 대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 공급되는 물량을 100% 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도 연장하면서 공장 재가동 시점도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가동 중단도 대비하고 있다. 노조와 실무협의를 열고 정상조업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품 대체 조달에 이어 현지 협력업체의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려 한다”며 “생산차질을 최소화하도록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외에 국내 완성차 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쌍용자동차 경우 와이어링 공급 차질에 따라 4일부터 12일까지 휴업에 들어간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도 중국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으로 인해 당장 휴업은 면했지만,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파악 및 공급 축소 등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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