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편에 선 이명희·조현민…한진家 경영권 분쟁 새국면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4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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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조현민 "조원태 체제 지지한다"
조원태 33.45% vs 조현아 31.98% 박빙

오는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벌어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편에 섰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단독 최대주주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가운데 양측의 세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는 지난해에는 3월 넷째 주 금요일, 재작년에는 3월 셋째 주 금요일에 열렸던 만큼 올해는 3월 20일 혹은 27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이명희·조현민 “조원태 체제 지지한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4일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라며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입장문 발표에 따라 조 회장과 이 고문은 주총을 앞두고 갈등을 봉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25일 모친 이 고문의 자택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 누나 조 전 부사장의 편을 든다는 이유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사건 5일 만에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여론 수습에 나섰지만, 이 고문과 조 회장 간 갈등이 봉합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가족 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주총 ‘초박빙’될 듯…기관투자자·개인 ‘표심’ 확보 관건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는 한진칼 주총의 표 대결은 초박빙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조 회장에 맞서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3자 연합’을 통해 31%대의 지분율을 확보한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데,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면서 지분율이 32.06%로 늘게 됐다. 이 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감안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총 31.98%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과 카카오(1.0%)와 이명희 고문(5.31%), 조현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등 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이 33.45%로 늘어난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47%대로, 조 회장 측이 조금 앞서지만 기관투자자 및 개인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4.11%)과 개인(30.38%) 등이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양측이 주총 전까지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내놓을 카드가 이번 표 대결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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