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여의도지점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이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하나은행의 연(年) 이자 5%짜리 ‘하나더적금’에 가입하려고 은행을 방문했지만 60여명에 가까운 사람이 북적이자 포기하고 만 것이다. 그는 이 적금 상품이 이틀 전부터 SNS에서 꾸준히 언급되자 마음만 먹고 있다가, 특판 마지막 날 가입을 시도하기로 했다. 출근길부터 꾸준히 앱 접속을 하려고 했지만 원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이 지점을 채운 사람들은 주로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50~60대였다. 이에 앞서 방문한 하나은행 대방동 지점에도 같은 풍경이 이어졌다. 이 지점에서 만난 50대 남성도 “앱을 깔아봤는데 복잡해서 지점으로 왔다”며 “30분 정도 기다렸는데, 아마도 30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직원들은 대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대기석에 있는 고객들에게 미리 서류 작성을 도우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나더적금’ 상품은 월 10만~30만원까지 적금을 붓는 1년짜리 정액 적립식 상품이다. 하나은행이 은행명을 기존 KEB하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변경하면서 3~5일 사흘간 한시상품으로 내놨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채널로 가입하면 연 0.2%, 하나은행 입출금 통장에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연 1.25%를 더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는 평균 연 1.75%였다. 연 2%대 적금도 흔치 않은 저금리 시대에 5%대의 상품은 고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틀 만에 83만7000명이 가입했고, 이날 오전에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에서 입금된 첫 달분 적금 불입액만 총 2315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큰 금액은 아니다. 하나더적금의 최대한도인 월 30만원씩 1년간 적금에 부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기준 8만2650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 금리가 너무 낮아서 8만원 이자효과에도 큰 관심을 받는 것”이라며 “여러 은행의 고금리 상품에 적금을 나눠 담는 ‘짠테크’ 족도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관심이 크다 보니 가입 첫날인 3일엔 종일 앱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로 대체로 안정을 찾아가곤 있지만 이날 오전까지도 접속이 지연되고 오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적금과 무관하게 송금·이체, 대출 상환 등 다른 은행 업무를 보려던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첫날보다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인터넷뱅킹을 통해 가입하면 좀 더 수월하게 가입을 마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하나더적금은 인터넷에선 이날 오후 5시까지, 창구에서는 오후 4시까지만 접수한다. 마지막까지 가입을 하려는 수요가 대거 몰려 혼잡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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