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으로 마스크 가격이 오르고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마스크 가격상한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원리에 맡기다 보니 일부 악덕 판매자들이 이를 악용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으니 더이상 가격을 올릴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매점매석 고시에도 마스크 가격이 안정되지 않자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가격상한제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5일부터 마스크와 손소독제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를 시행했다.
또 다음주부터 마스크와 손소독제 생산자·판매자가 생산량이나 판매량을 식약처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마스크·손소독제 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정부의 잇따른 정책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정부가 보다 강력한 ‘가격 통제’를 통해 마스크 값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경기도가 지난달 31일 기재부와 보건복지부에 마스크 최고가격을 지정하고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공식 건의하면서 마스크 가격상한제에 대한 논란이 촉발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상황에서 시장이 기형적 행태를 보이면 공공이 나서야 한다”며 “마스크를 얼마 이상으로 팔지 못하도록 최고가격을 지정하고 물품공급이 부족하지 않도록 수급조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수급조정조치는 취하되 마스크 가격상한제는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회의에서) 최고 가격(상한제 도입)은 언급도 안했고 대상도 아니다”며 “(수급조정조치도) 물량 제한이나 통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매점매석 고시 후에도 마스크 가격이 진정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오를수 있는데 다만 과도하게 가격이 오른 데 대해 정부가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정부가 긴급수급조치도 하는 등 2중, 3중으로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마스크 가격상한제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성태윤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가격을 통제하면 오히려 품귀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하는 게 낫다”며 “부작용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가격상한을 정하면 제조사들이 제한된 가격에 공급할 이유가 없게 되고 (이윤을 추구할 수 없게)그렇게 되면 열심히 안 만들게 돼 오히려 공급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급을 늘리고 정부가 취약계층 지원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성 교수는 “마스크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조공장의 근로연장 문제나 관련 규제와 애로를 풀어줘야 한다”며 “가격이 올라간 부분에서는 정부가 매입해서 일부 어려운 사람들에게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내 수요도 충족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 등이 해외로 나가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매점매석 금지 및 해외 밀수출 단속 시행 후 6일 현재까지 마스크 과다반출 30건을 적발하고 매점매석 의심신고 703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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