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10만명 다녀가는 행사... 중국인에도 인기 행사
협력업체들 “불참시 내년에 불이익 받을까 걱정”
맘카페 중심 우려 글 쇄도 “안전 보장할수 있나”
베페측 “취소하면 중소기업들도 피해...방역 총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대규모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영유아박람회가 강행될 예정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영유아박람회 ‘코엑스 베이비페어’ 주최사 베페 측은 9일 “올해 행사를 예정대로 오는 20~23일 코엑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베페 베이비페어’는 출산 및 유아동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국내 최대 규모 행사다. 임신 출산 육아에 필요한 제품이 다양하게 전시된다. 고가의 유아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영유아를 둔 부모나 예비부모는 물론 친지들 등 해마다 10만 여명이 다녀간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코스’다.
올해 행사에는 45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육라밸(육아와 라이프의 밸런스)을 지켜주는 육아 병법’을 주제로 열린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올해 전시에 참여하는 영유아용품업체들은 물론 맘 카페 회원들과 코엑스 인근 주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행사 취소·연기를 권고하는 정부 방침에도 역행하는데다,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여서 위험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최근 14일 이내 중국에서 입국한 자가 참여하는 행사는 안전조치를 선행하고, 집단행사는 가급적 자제 연기 또는 철회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2월 개최 예정이었던 국내 전시 박람회 행사 25개 중 절반은 이미 취소됐거나 연기된 것으로 집계(산업통상자원부 기준)됐다. 육아박람회는 2월 중 전국에서 총 9회가 예정돼 있지만 절반 이상은 연기 됐거나 취소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컨벤시아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베이비페어는 연기를 확정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베페 측은 코엑스 행사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베페 측은 “일산이나 송도 행사는 각 지자체가 하는것이다. 때문에 정부 방침이 내려와 취소했지만 코엑스 베이비페어는 민간에서 하는 행사로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 또 복지부 권고 같은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참가 취소를 요청하면 수용할 계획인데 아직 요청해온 곳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행사 참여 업체가 대부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다. 행사 자체를 취소하면 (그들)타격이 크다”면서 “소비자들 중에서도 행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취소는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참여 업체들은 주최 측이 행사를 연기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강행한다는 소식에 난감한 상황이다. 이번 행사에서 빠지면 ‘미운털’이 박혀 다음 번 참가를 보장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참가업체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예년과 달리 흥행을 장담할 수 없고 감염 우려 때문에 직원 파견도 걱정”이라면서 “위약금도 부담되고 다음번에 빠질까봐 쉽게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베페 측은 “위약금은 계약단계부터 참가업체에 고지하고 있고, 특히 이번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해 100% 환불을 약속했다”며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맘카페에서는 이 행사를 두고 ‘코엑스 베페 간다 vs 안간다’ 설문조사까지 등장했다. 응답한 카페 회원 중 1~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안간다’를 선택했다.
베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BeFe’에서도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댓글에는 행사 개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다수다.
한 임산부는 “방문은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이 시국에 이런 큰 행사를 하면서 감염자가 없을거라고 어떻게 확신하느냐”며 “이익에 눈 먼 베페에 다시는 갈 생각이 없어진다”고 썼다. 또 다른 인스타 유저도 “임산부는 말할 것도 없이 하는수없이 가야하는 참여업체와 그 직원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했다.
“베페측에서 진행 강행한다고 공문까지 보내왔다. ‘방역에 신경 쓰겠다는 내용이 전부’였다”는 유아동 업체 직원의 글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베페 측은 “코엑스라는 1차 기관에서 진행되는 전시인 만큼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참관에 대한 부분은 개개인의 가치에 의해 이뤄지는 의사 결정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답글로 행사 강행 의사를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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