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이참에 중국산 부품 의존 줄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0일 03시 00분


전체 수입액의 31%…일본산의 2배
車공장 조업 중단 부른 ‘와이어링’… 수작업 비중 높아 中에 87% 의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국내 완성차 공장의 조업이 중단되면서 소재부품의 공급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1708억400만 달러(약 203조8500억 원) 규모의 소재부품 중 중국산은 520억7800만 달러로 교역 상대국 36개 중 가장 많았다. 비중으로는 31%에 이른다.

중국산 소재부품 수입은 2018년과 비교하면 5.6% 줄었지만 3위 미국(194억4700만 달러)은 물론이고 2위 일본(270억600만 달러)보다도 2배 가까이 많다. 특히 이번 국내 자동차 생산 중단의 원인이 된 와이어링 하니스가 포함된 ‘점화용 와이어링 세트(자동차 항공기 선박용)’는 지난해 전체 수입품 19억7583만 달러 중 중국산이 17억1300만 달러에 달해 대부분이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곳곳에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전선 부품으로 다른 자동차 부품과 달리 제조공정에서 수작업 비중이 높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을 비롯해 동유럽, 중남미 등 인건비, 물류비가 싼 국가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가 단순히 가격만을 이유로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를 수입한 건 아니다. 자동차 모델마다 부품 형태가 달라 완성차 업체들은 오랜 시간 기술력이 검증된 업체 제품을 선호한다. 1990년대 현대·기아차 등이 중국에 현지 공장을 지을 때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THN 등 와이어링 하니스의 국내 협력사들이 함께 현지에 진출해 중국 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를 만들어 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이번 신종 코로나로 인한 조업 중단은 평상시엔 예상치 못했던 악재로, 향후 완성차 업체와 부품 협력사들이 동남아시아 등으로 제조 기반을 분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제조업#중국산 부품#와이어링#신종 코로나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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