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에 대한 표준지 공시지가를 산정한 결과, 평균 6.33%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상승률 9.42%보다 3.09%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공시지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땅값이 1.42% 떨어진 2009년 이후 11년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동구, 강남 제치고 땅값 상승률 1위
전국 모든 지역의 공시지가가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89%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고 광주(7.60%)와 대구(6.80%), 부산(6.2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부동산가격이 크게 올랐던 대전(5.33%)은 지난해 상승폭(4.52%)보다 높았다. 전국 최저 상승률인 울산(1.76%)도 하락세를 보인 지난해에 비해 상승 반전했다.
서울에선 성동구가 11.16%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10.54%)와 동작구(9.22%), 송파구(8.87%), 서초구(8.73%) 등 강남 주요 지역이 뒤를 이었다. 올해 서울땅값은 강남 인근지역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의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노원과 동대문, 서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실제 서대문구(8.40%)와 동대문구(7.53%), 금천구(7.31%), 노원구(8.38%)는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률이 확대됐다. 뉴타운과 재개발사업의 호재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전국 평균(6.33%)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지역은 모두 52곳이다. 서울 성동-강남구를 비롯해 경북 울릉과 경기 과천, 성남 분당구, 대구 서구, 강원 양양군 등이다. 반면 부산 북구와 경기 평택, 전남 강진, 충남 서산과 보은 등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전국 평균 공시지가는 ㎡당 20만3661원이다. 서울은 592만원, 인천 59만원, 부산 58만원, 대구 43만원 등 대도시의 공시지가는 평균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공시가격대별로는 10만원 미만 필지가 5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1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필지는 24.8%, 100만원 이상~1000만원 미만 필지는 15.6%로 조사됐다. 2000만원 이상 필지는 0.2% 수준이다.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땅값 17년째 1위…3.3㎡당 6억5600만원
전국에서 표준지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다. 지난해 ㎡당 1억8300만원에서 올해 1억9900만원으로 뛰면서 17년 연속 1위다. 부지 전체(169.3㎡)의 가격이 공시지가로 336억원 수준이다. 3.3㎡당 6억5600만원인 셈이다.
이용 상황별로는 주거용 표준지의 상승률이 7.70%로 전체 평균(6.33%)보다 높게 나타났다. 상업용 표준지는 5.33% 올라 지난해(12.38%)보다 상승률이 둔화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의 경우 영세자영업자가 많은 전통시장 등 토지를 제외한 모든 곳의 현실화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대신 공시지가의 산정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해 과세로 이어지는 토지소유자의 불만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지난해 말 공시지가의 신뢰성 제고방안으로 계산방식을 공개하면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소유자 의견 청취는 2477건을 기록해 1년전(3106건)보다 629건 줄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공시지가 상승률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고가토지의 ‘타깃’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시지가는 최근 10년간 전국 평균 변동률(4.68%)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 증가는 직전년도 대비 50% 이내로 제한되고 주택분 종부세는 2년에 걸쳐 세율을 인상한 반면, 토지 세율을 인상하지 않아 주택보다 세부담 증가 충격이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시지가가 상승폭이 높은 지역이나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이 큰 지역은 세부담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지난해 10%에 육박하는 상승률이 누적된데다 올해 역시 고가토지(㎡당 2000만원)의 시세반영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05%에 달하기 때문에 고가토지가 몰린 서울과 광역시, 기존 저평가지역의 세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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