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작성 15년만에 최대폭 감소… 2월 판매량도 30% 줄어들 전망
올해 100만대 이상 감소 예측도… 글로벌 車판매 회복 기대 무산
“부족한 국내 자동차 생산은 주말 특근 등으로 상당 부분 만회하겠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수요 감소에는 딱히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내와 중국 완성차 공장의 생산 중단 사태가 조금씩 진정되고 있지만 자동차업계에서 중국발 자동차 판매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월 중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는 올해 100만 대 이상의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16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는 약 169만9000대의 승용차가 판매됐다. 지난해 1월(약 216만4000대)에 비해 21.5% 감소한 것으로 200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CPCA는 지난해보다 더 이른 1월 말부터 시작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와 코로나19의 영향을 1월 판매량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로 중국 전역에서 산업 활동이 중단됐다가 최근에야 서서히 재개된 탓에 2월 판매 역시 지난해 2월에 비해 약 30%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CPCA는 이번 사태가 올해 1분기(1∼3월)에 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올 한 해 자동차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4월을 전후해 사태가 가라앉더라도 연간 소매 판매는 100만 대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전망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중국의 자동차 관련 기관이 공개적으로 5% 안팎의 판매량 감소를 언급할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발 충격파는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도 고스란히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말 2년 연속 감소했던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올해 소폭(0.4%)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2017년 9219만 대에서 2018년 9153만 대, 2019년 8695만 대로 줄었는데 올해는 8700만 대 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특히 중국에서 지난해 2050만 대에 그쳤던 판매량이 올해 2130만 대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예측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00만 대 이하로 떨어지는 사태가 현실화되면 중국 판매를 위해 현지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자동차 수요 위축이 100만 대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른 중국 내의 경제활동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며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량 감소가 수백만 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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