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前기재부 장관 선임…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이끌겠다”
재계 “삼성 투명경영 의지 보여줘”
사내이사 후보에 한종희-최윤호
“주주 가치 제고와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에 힘쓰겠습니다.”
21일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이날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선임된 직후 이같이 말하며 향후 삼성에 투명 경영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을 내비쳤다.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신임 의장은 2016년 3월부터 삼성전자 이사회에 사외이사로 합류했고,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되면서 2022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현 이사회 이사들 중 가장 오래 이사를 맡아 최근 사실상 의장 대행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신임 의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정무수석, 고용노동부 장관, 기재부 장관을 역임해 거시와 실물 경제에 모두 해박하다는 평을 받는다.
SK㈜도 지난해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사외이사인 염재호 고려대 총장을 의장으로 선임한 사례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가나 외국인투자가들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거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췄다고 본다”며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이 외부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이사회 중심의 투명·책임 경영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던 관행을 깨고,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에게 의장 권한을 넘겼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는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이 맡고, 이상훈 의장이 이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번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날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해 임기를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의장이 자진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사내이사 후보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을 각각 추천하기로 했다. 다음 달 18일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면 삼성전자는 이사회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구성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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