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금융+기술) 업체들의 금융 산업 진출을 독려하기 위한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2월 ‘금융 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공개한 뒤 준비 과정을 거쳐 2019년 12월부터 오픈뱅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20년 7월 시행 예정인 신용정보법 개정안 내 마이데이터업을 신설하고 10월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 인가에 나설 방침이다.
시장의 시선은 카카오와 토스로 쏠린다. 국내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업체 중 이용자와 가장 넓은 접점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가입자는 30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000만 명이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대부분이 카카오페이를 사용한다는 뜻이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상품 판매, 신용 조회, 통합 계좌 조회, 대출 및 신용카드 상품 비교 등으로 점차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향후 카카오페이는 이용자의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상품의 제조와 유통 역할이 분리되면서, 카카오페이와 같은 금융 플랫폼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금융 회사들의 판매 채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으로 만든 금융 상품 판매도 기대된다. 2017년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11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대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는 최근 바로투자증권 인수도 완료했다. 증권사 라이선스를 활용해 향후 펀드 서비스 판매 등으로 금융 상품 판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화재와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금융 회사들의 상품을 비교 및 추천해주는 동시에 자체 금융 상품 판매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대부분 소액 결제와 소액 송금으로 제한되어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고액 결제와 고액 송금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충전금 잔액이 확대되면 본격적으로 금융 상품 판매가 가능해질 것이고, 고액 결제를 통해 카카오페이의 가맹점 수수료 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토스도 적극적이다. 최근 토스뱅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취득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증권사도 설립하기로 했다. 금융위가 올해 신규 증권사 인가를 계획하고 있고,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도 승인이 된 만큼 토스의 증권사 설립 예비인가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토스 역시 증권사 설립 이후 다양한 자체 금융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가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들의 금융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핀테크 업체들의 사업 영역은 점차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간편결제에 이어 은행, 증권, 보험 등으로 금융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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