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플랫폼 전략’ 성공, 4가지 요소 차별화에 달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6일 03시 00분


IBM 연구원들이 제시한 전략수립… 내 경쟁력과 남의 경쟁력 합쳐
플랫폼 통해 경쟁력 높이는게 핵심… 단순한 플랫폼 구축-소유 아닌
소비자에 차원높은 경험 제공하는 ‘전략 맞춤형’ 조합-실행 필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전략이 ‘플랫폼 전략’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혁신 기업들이 플랫폼 전략을 활용해 기존 산업의 강자들을 물리치고 선도 기업의 지위를 차지하면서 이 전략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 기업들의 플랫폼 전략이 모든 기업이 채택해야 할 ‘정답’일까. 최근 IBM 기업가치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이해하기 쉽고 적용 가능한 플랫폼 전략 수립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플랫폼 전략이란 나만의 비교우위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기 위한 차별화된 방식이다. 즉, 플랫폼 기술과 협업을 활용하는 전략인데 나의 경쟁력과 남(이해관계자, 공급자 업체 등 참여자)의 경쟁력을 하나의 플랫폼(생태계, 시스템 등)을 통해 공동으로 시장에 제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구글의 경우 다양한 정보 제공을 기본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의 하루를 일상, 업무, 여가 등 상황으로 분류하고 다양한 정보(검색, 스케줄, 문서, 영상, 오락, 지도, 클라우드 등)를 자회사 또는 타 기업과 연계해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공한다.

IBM 연구원들은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는 데 반드시 고려해야 할 네 가지를 소비자 경험(X: Customer experience), 데이터(D: Data), 서비스 플랫폼(P: Service platform), 하드웨어(H: Hardware)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 네 요소를 해당 산업 또는 기업의 전략적 지향에 맞게 조합하고 실행하는 것을 플랫폼 전략의 핵심으로 봤다. 특히 연구진은 네 요소의 다양한 조합 중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조합 몇 가지를 제시했는데 H-D-X, X-D-P-H, D, 그리고 PoP다. 각 조합을 간단히 설명하면 먼저 H-D-X는 하드웨어 및 데이터와 소비자 경험의 조합으로 세계 2위 일본 중장비업체 고마쓰가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 전략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스마트 기능을 주요 기기에 장착해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식이다. X-D-P-H는 하드웨어와 데이터, 플랫폼, 소비자 경험 등 네 요소를 모두 조합한 플랫폼 전략으로 아마존이 대표적 사례다. 아마존은 전자책 판매 모델로 사업을 시작한 이래 클라우드(AWS), B2B 이커머스, 로봇, 사물인터넷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이 과정에서 고객의 경험에 집중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플랫폼 기업이 됐다. PoP는 플랫폼오브플랫폼(Platform of platform)의 약자로 미국의 AOL처럼 차별화된 플랫폼 서비스 제공에만 집중하는 전략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지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유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네 가지 요소를 차별화된 조합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플랫폼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에게 이전보다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플랫폼 전략#ibm 연구원#4차 산업혁명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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