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3 출시 임박했는데…또 다시 파업 전운 감도는 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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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1일 07시 24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근로자들의 작업 모습. © News1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근로자들의 작업 모습. © News1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또다시 파업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업 참가로 감소한 급여를 보전하기 위한 ‘노사 상생 기금’ 마련을 사측이 거부한 것도 갈등의 여러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사측과의 임금협상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 현장에선 ‘XM3 신차도 중요하지만 파업을 진행하자’ ‘파업 안 하고 뭐하냐’는 등의 불만이 쏟아진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임시 대의원회의,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XM3 출시와 별개로 파업을 강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최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를 논의했다. 노조 측은 여전히 기본급 인상과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타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그동안 기본급 인상 폭이 적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가 수년간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기본급 인상 요구는 합당하다는 것이다.

사측은 2월 초 열린 2019년 임금협상 집중 교섭에서 노조 측에 기본급 인상 대신 일시금 8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을 사측에 부담해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지급된 급여에 따라 조합원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제공)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노조 집행부가 독려한 파업에 모두 참여한 일부 조합원과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 사이에 150만원가량의 임금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급여에 차이를 둬 파업 효과 및 조합원들의 단결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전면파업에 따라 주휴수당 등의 지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결과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파업에 모두 참여한 조합원은 전체의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집행부로서는 향후 투쟁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파업에 충실히 참가한 조합원들의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

사측은 반드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기금을 조성해 파업에 나선 조합원의 손실을 보전하는 것은 나머지 조합원들을 되레 차별하는 것과 같아서다.

기본급 인상에 대해서도 사측의 태도는 단호하다. 부산공장 근로자 임금은 전 세계 르노 공장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더욱이 내수 및 생산 감소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노조의 파업 조짐에 대해 업계에서는 ‘찬물 끼얹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XM3는 이달 초 공식 판매에 들어가는데, 파업이 진행되면 신차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시장 연착륙을 위해서는 초기 안정적인 생산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내수 및 생산 감소에 시달리는 르노삼성으로서는 XM3에 기대감이 크지만, 출시 행사 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계속된 노조와 엇박자 행보에 회사의 속앓이는 커져만 가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의 첫 번째 CUV ‘XM3’.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의 첫 번째 CUV ‘XM3’. (르노삼성 제공)

파업이 반복되면 XM3의 유럽 수출 물량 배정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부산공장은 일본 닛산 로그의 수탁생산 종료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출 물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높은 고정비로 인해 르노그룹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반 토막이 난다. 회사가 경쟁력을 잃으면 근로자들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법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는 꾸준하게 파업 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파업 기간 중 대체근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막을 방법이 없고 피해는 협력업체로도 이어진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가운데 안정적인 신차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데는 노조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사측의 교섭 의지”라고 주장했다.

일반 조합원들의 피로감만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집행부의 과도한 요구에 조합원들의 위기감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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