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로 취임 100일… 본격 경영 행보
지역 사업장-콜센터 등 현장 방문… “고객 반응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제품 경쟁력으로 수익 개선 주력… 스마트폰-전장사업 흑자 전환 의지
“현장에서 듣는 고객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자 기회입니다.”
이달 9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 LG전자 권봉석 사장(사진)이 최근 직원들에게 강조한 메시지다. LG전자의 만년 적자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과 전장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푸는 데 있어서 고객 가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권 사장은 지역 사업장 외에도 콜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CS경영센터 등을 방문하면서 고객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 이래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인 권 사장은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전장 사업에 대한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나온 권 사장의 메시지는 LG전자의 수익성 개선 방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권 사장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프리미엄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비용 절감을 핵심 전략으로 삼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업의 경쟁력은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에서 나온다는 본질적인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비용 절감과 프리미엄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권 사장이 취임할 당시 스마트폰 사업과 전장 사업에 대한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숙제라고 여겨졌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현재 1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지난해엔 연간 영업손실이 1조 원을 넘겼다. 전장사업도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적자가 최근 3년 동안 1069억 원, 1198억 원, 1949억 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선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비중을 높이면서 비용 절감에 나섰다. 그러나 동시에 내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투자도 이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는 다시 ODM 제품에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권 사장은 스마트폰 ODM 생산물량을 지난해 40%에서 올해 절반 이상으로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전략 프리미엄 개발 역량에도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장사업에서도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를 합병해 몸집을 키운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모두 이관하면서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등에 집중하고 조명 관련 사업은 ZKW가 전담한다. 자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역량을 가진 부분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동시에 프리미엄 차량에 걸맞은 제품 고급화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이라고 하면 비용 절감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권 사장은 고객 가치를 중심에 두고 신제품 출시와 프리미엄화 등 다양한 무기들을 가지고 수익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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