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향후 통화정책, 美 정책여건 변화 적절히 감안”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4일 15시 54분


"코로나19 급속 확산, 글로벌 경기 우려 확대"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 대응 한계" 신중론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2.27/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2.27/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과 관련, “정책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한은도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한 뒤 “지난주 후반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며 “G7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들이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미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 연준의 조치로 미국의 정책금리(1.0~1.25%)가 국내 기준금리(1.2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이러한 정책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개최 가능성 등을 점쳤던 시장의 기대감에는 못 미쳤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다만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 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정부 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가야 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보다는 선별적인 정책 수단을 우선 활용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을 직접 지원하는게 효과적이라고 봤다”는 등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도 되풀이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7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기로 한 바 있다. 얼마 남지 않은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쓰기 보다는 미시적인 지원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경제적 충격도 커지는 모습이라 한은이 금리인하를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금통위는 9일 예정돼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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