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사진)은 5일 정부가 이날 발표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과 관련해 “모든 국민에게 일주일에 (마스크를) 2장씩 드릴 수 있다고 약속하는 데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마스크 2장’을 뼈대로 하는 대책 발표 당일 김 실장이 이렇게 말함에 따라 가뜩이나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스크 관련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 또 한 번 금이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실장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마스크) 일주일 생산 가능 물량이 7000만 장인데, 의료인이나 취약계층, 대구 등 필수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물량을 빼면 일주일에 5000만 장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 대비 마스크 생산량을 따져보면 1인당 일주일에 한 장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그럼에도 일주일 배급량을 1인당 2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중복 구매를 막으면서 일주일에 2장 드리는 게 어떻겠느냐(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모순 아닌가”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우리 국민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정부 정책을 신뢰할 때 극복할 수 있다. 국민들의 배려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급량이 단기간에 늘어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인정해달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9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전면 시행되더라도 물량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아와 고령층도 직접 약국 등에 가서 마스크를 사도록 한 데 대해서는 수요 억제를 위한 의도된 처방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 실장은 “아이들 문제를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아이들 것까지 (그냥) 드리겠다고 하면 가족 수만큼 1인 2장식 구매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일주일 2장이라는) 정부의 약속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될 것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에 혼자 가서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가되, 현장에서 주민등록등본까지 제시토록 했다.
‘통장 등에게 무료로 배급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냐’는 질문에는 “강원도 사는 분과 대도시 사는 분이 (똑같이) 일주일에 한 장씩 나눠 쓰는 게 정말 공평할까. 한 장씩 무료보다는 2장까지는 필요한 분에게 더 드리자고 고심 속에 결정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나는 오케이(괜찮으니), 당신이 먼저라는 상호배려의 시민의식을 가질 때 이 문제 극복이 가능하다. 덜 필요하신 분은 좀 참으시는 등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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