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이미 풀가동” 정부 압박에 마스크 제조업체들 한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6일 20시 54분


공적 마스크의 생산량을 극대화하려는 정부의 압박에 일선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생산량을 하루 1000만 장에서 1400만 장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생산을 갑자기 늘리기에는 원자재와 인력, 설비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 제조업체 A사 대표는 “우리는 이미 정부가 공적 마스크 대책을 내놓기 전부터 밤에도 공장을 풀가동 중이었다”며 “지금처럼 정부가 압박하면 더 가동을 하고 싶어도 마스크를 찍는 기계가 없고 소규모 공장들은 생산을 그만두겠다는 곳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안성시의 B사 대표는 “마스크의 필수 원자재인 MB필터가 1주일 치밖에 남지 않았다. 다른 곳도 사정이 비슷해서 필터 수급이 안돼 문을 닫을 형편”이라고 전했다. 충북 진천군의 C사 대표는 “정부는 위생용품용 부직포 생산업체 설비를 MB필터 제조용으로 전환해 생산을 확대하자고 했는데 설비의 규격 등이 서로 달라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필터 뿐 아니라 귀에 거는 끈이 부족해 공급처를 수소문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한편 정부는 납품 계약에서 손실을 본다며 공적 마스크 생산을 중단한 업체에 대해 “업체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잘 해결하겠다”며 6일 진화에 나섰다. 치과용 마스크 생산업체 ‘이덴트’는 전날 홈페이지에 “조달청에서 생산량 일괄 매입을 결정했다고 통보했는데 생산원가의 50%만 인정해주고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계약수량을 요구하고 있다”며 생산을 중단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때문에 정부가 업체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마스크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리려다 오히려 공급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기재부는 “6일 낮 12시 현재 전체 마스크 생산업체 131곳 중 125곳과 계약을 완료한 상황”이라며 남은 업체와도 최대한 빨리 협상을 하겠다고 해명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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