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공포에 9일 코스피 지수가 4% 급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일일 기준 9년4개월 만에 가장 많은 1조3000억원 어치의 매물을 쏟아냈다. 반대로 개인은 1조원2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던진 주식을 쓸어담았다.
안전자산인 달러·채권·금 등은 초강세를 보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한때 0%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은 12원 급등해 1200원을 다시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5.44p(4.19%) 급락한 1954.77에 거래를 마쳤다. 59.20p(2.9%) 내린 1981.02로 출발해 외국인의 투매에 하락폭을 키웠다. 마감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8월29일(1933.41)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3072억원, 407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274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2010년 11월11일(1조3094억원) 이후 약 9년4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2011년 8월10일(1조5559억원) 이후 8년7개월 만에 최대치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급락했다. 삼성전자(-4.07%), SK하이닉스(-6.16%), NAVER(-6.41%), LG화학(-6.50%), 셀트리온(-1.97%), 현대차(-5.88%), 삼성SDI(-6.79%), 삼성물산(-4.17%) 등이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0.61%)만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6.06%), 운수장비(-5.89%), 은행(-5.52%), 보험(-5.31%), 건설업(-5.27%) 등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난 주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00명대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탈리아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탈리아의 경우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며 총 확진자수가 한국을 앞질렀다. 미국에서는 뉴욕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10% 폭락해 배럴당 41.28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북해의 브렌트유도 9% 넘게 밀린 배럴당 45.70달러에 마감됐다.
윤정선 KB증권 연구원은 “설상가상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원유 추가감산 논의 불발 이후 WTI는 30달러 초반까지 추가 폭락했다”면서 “지난 주말 사이 한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전세계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우려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14p(4.38%) 내린 614.58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30억원, 605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2156억원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1.18%), 에이치엘비(-7.42%), CJ ENM(-6.87%), 펄어비스(-5.28%), 스튜디오드래곤(-3.37%), 케이엠더블유(-5.05%), 에코프로비엠(-7.30%), SK머티리얼즈(-3.21%), 휴젤(-4.81%) 등이 하락했다. 씨젠(29.89%)만이 상승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달러, 금, 채권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9원 오른 1204.2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6거래일만에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다.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450원(0.7%) 상승한 6만446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오후 3시50분 기준으로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6bp(1bp=0.01%) 내린 연 1.054%에 거래 중이다. 이날 장초반 국고채 3년물은 0.998%까지 하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기도 했으나 하락 폭을 줄여나갔다. 5년물은 4.3bp 내린 1.140%, 10년물은 7.2bp 급락한 1.298%에 거래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