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주문반경 3배로 늘린 스타벅스, 그 뒤엔 ‘고객 리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1일 03시 00분


신제품-서비스 리뷰 활용하는 기업들
“고객들 구매 결정에 큰 영향 끼쳐”… 스타벅스, 거리 늘린후 주문 11%↑
한섬, 의견 수용해 제품 전면 수정… 쿠팡, 리뷰 장려 시스템 구축도

“자동차에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거리가 지금보다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스타벅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근거리 매장에 주문을 한 뒤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상품을 받아가는 ‘드라이브스루 존’의 주문 반경을 지난해 8월 2km에서 6km로 확대했다. 전년도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마이스타벅스리뷰’ 코너에 “자동차 속도가 빨라 음료가 제조되기 전에 매장에 도착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의견이 다수 접수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객들은 드라이브스루 전용 매장 2km 반경 안에서만 주문을 넣을 수 있었다.

시스템 변경 후 사이렌오더 주문 건수는 이전보다 11% 증가했다. 전체 드라이브스루 존 이용 고객의 90%가 2km보다 먼 거리에서 주문을 하는 등 서비스 활용도도 높았다. 스타벅스 측은 “교통체증 등을 고려해 고객의 도착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도 함께 도입했다”며 “매장 불편 사항을 접수하는 ‘스토어케어’ 등 고객의 소리를 활용한 서비스가 많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 신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고객 리뷰’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객 리뷰가 구매 결정 단계에서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에 사활을 거는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관련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미 출시된 상품이 사용자의 리뷰로 전면 수정되는 경우도 있다. 한섬의 자체 캐주얼브랜드 ‘덱케’는 ‘하프백’ 가방에 연결된 어깨 스트랩(가죽끈)이 쉽게 해진다는 소비자 의견을 지난해 7월 여러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 수집했다. 이에 각 판매·유통업체를 통해 일일이 구매자에게 전화를 걸어 AS서비스를 진행했다. 고객들에게 약 일주일이 소요되는 제품 수리 기간 동안 자사 에코백을 무상 제공해 불편함도 최소화했다. 덱케 측은 “이후 고객 의견을 적극 수용하기 위해 매분기 3회 진행하던 상품 품평회를 주 2회로 늘리고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블로그 등을 통해 수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뷰의 중요도가 날이 갈수록 커지다보니 아예 리뷰를 장려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곳도 있다. 쿠팡은 고객이 상품평 작성에 재미를 느끼도록 신뢰도 높은 상품평을 작성하면 배지를 부여하는 ‘TOP리뷰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 고객의 순위를 매주 업데이트해 공개하고 있다.

악의적인 상품평을 제외해 리뷰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작업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SSF샵은 부당리뷰 노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리뷰 점검을 진행 중이다. 다른 곳에서 도용하거나 직접 촬영하지 않은 사진, 해석 불가능한 글, 비속어가 포함된 글을 상시 걸러낸다.

한섬은 올해부터 기획부서에 ‘고객케어팀’을 신설하고 경영진에게 모니터링 결과를 전달 중이다. 롯데쇼핑은 이르면 이달 말 통합 온라인쇼핑앱 ‘롯데온’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 측은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엘롯데, 롯데닷컴, 롯데마트 등 다양한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상품의 리뷰도 한데 모아 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고객 리뷰#스타벅스#드라이브스루#신제품#한섬#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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