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일시휴직’ 폭증…일용직·자영업 위험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1일 12시 33분


"코로나19로 휴업·휴직↑…일시휴직자 10년來 최대
외국인 관광객 급감…회식 자제…공연·경기 취소
숙박음식·도소매·예술여가스포츠업 일제히 충격

지난달 ‘일시 휴직자’가 이례적으로 급등했고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의 일자리 지표가 악화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가 확인됐다. 외식·여행업 등 내수 전반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휴업·휴직이 늘었고, 이에 따라 특히 임시·일용직 근로자나 영세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도 한 층 커졌다.

게다가 이번 지표의 조사 시기(2월9일~15일)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월 중순 이전이었다. 때문에 지금까지 지표상으로 확인된 충격은 아직도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일시 휴직자는 14만2000명(29.8%)이나 늘었다. 2010년 2월(15만5000명) 이후 10년 만에 나온 최고치다. 전체 월을 기준으로도 추석 연휴 영향을 받았던 2011년 9월(32만4000명) 이후 가장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시 휴직자는 ‘지난주 일을 하지는 않았으나 직장(일)을 갖고 있었던 자’로 분류상으론 취업자(주당 취업시간 0시간)에 속한다. 통상 고용동향 조사가 진행되는 일주일간 설이나 추석 등 공휴일이 껴있다면 일시 휴직자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설 명절이 예년과 달리 1월에 있었다. 때문에 이번 일시 휴직자의 급증세는 연휴 효과 탓이 아닌 코로나19 영향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정부 해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휴업과 휴직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대구·경북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식당이나 시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발길이 끊기면서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일시적으로 식당 문을 닫으면 사업주나 직원 모두 일시 휴직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인 일자리 등 정부의 재정 일자리 사업도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것도 일시 휴직자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고령층은 코로나19 취약계층으로 꼽힌다. 정부가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일자리 사업을 중단하면서 이 같은 일시 휴직자 급증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월에 일을 막 시작하려던 분들(노인일자리 사업 대상자)이 코로나 영향으로 휴직 권고를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봐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숙박·음식점업에서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만4000명(9.6%) 증가에 그쳤다. 작년 10월(+11만2000명), 11월(+8만2000명), 12월(+10만명), 올 1월(+8만6000명) 등 기존 증가세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꺾인 셈이다.

도·소매업에서는 10만6000명(-2.9%) 감소했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업황 부진에 따라 최근 줄곧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는데, 특히 지난달에는 2018년 8월(-12만3000명)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외출과 여행을 자제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급감, 숙박·음식과 도소매 매출 감소, 공연·경기 취소 등 전반적 서비스업 업황 악화로 상당수 서비스업종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용직 노동자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해 제기됐던 우려도 일부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종사상 지위별로 봤을 때 지난달 일용근로자는 10만7000명 감소, 전월(-6만2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한편 조사 시점이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된 이후인 이달(3월) 고용동향에선 이보다 훨씬 악화된 지표가 나타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월 지표는 내주부터 조사가 시작돼 4월에 공표된다. 이종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숙박·음식업, 도·소매업에서의 부진과 일용직 근로자 감소 등 현재 추세는 이어지는 가운데 (악화되는) 숫자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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