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내 外人 보유 비중 39.15%→ 38.6%
증권가 "외국인 자금 이탈…공포심리 때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9조원 가까운 한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지난 1월21일 이후 전날까지 8조819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2496억원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대규모 자금 이탈로 볼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시가 총액 내 보유 비중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1/20) 39.15%에서 전날 기준 38.60%로 확인되며 0.55%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융 시장 추이에 따라 기민하게 반응하는 데다가 특히 이들의 수급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코스피의 조정이 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이슈가 이어지는 동안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지난 9일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 동안 1조3125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는 지난 2010년 11월11일(1조3094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순매도다. 이날은 국제 유가 급락과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하자 공포지수가 상승하며 지수가 곤두박질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0.2∼0.3%포인트 가량 하락하고,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2∼-0.4%포인트 정도 영향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4%에서 약 5.8%의 범위로 폭 넓게 전망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음을 고려할 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비해 부정적인 영향은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규모은 심리적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다며 불안심리가 완화된다면 지수 상승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기 국면에서는 데일리 지표인 환율의 영향력이 높아지는데, 지표 급락과 외국인 매도를 생각하면 원달러 환율은 그나마 안정적”이라며 “2월말 한차례 저항을 확인했던 지난해 8월 고점의 사수여부가 단기관점에서 지수는 물론, 외국인 매매 반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원지인 중국증시가 전일 기준 춘절 이후 상해종합 1.1% 하락한 것 등을 살펴보면 이슈발생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극단적 심리 조절에 참고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코로나19가 가지고 온 영향력에 변동성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라면서 “과거 사례를 본다면 통화정책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나타날 때 주식 시장은 하락 폭을 빠르게 회복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댓글 0